|
|
|
작성일 : 08-04-22 09:14
|
부경고 제 60회 이상준(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진학)
|
|
|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963
|
동창회 선배님과 이 기쁨을 함께
부경고 제 60회 이상준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진학)
저는 이번에 포항공대 신소재 공학과에 입학한 3학년 8반 이상준 입니다. 수능치기 전에 다소 빨리 합격 통보를 받아서 그런지 합격통보를 받았을 때 당시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달리 머리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얼떨떨했습니다. 그리고 포항공대 입학이 평상시 제 스스로 너무 저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사실 지금도 제가 포항공대에 입학하게 된 것이 실감이 안 나고 꿈만 같습니다.
드디어 길고 긴 대학입시를 끝내고 나니 이제 막 부경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생각납니다. 처음 부경 고등학교 입학할 때만 생각해도 내신등급제니 수능등급제니 하면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제 중학교 내신도 부경 고등학교 등급으로 바꾸면 3등급장학생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괜히 이 학교 와서 힘들어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학교와는 구별되는 동창회 선배님의 지원, 그리고 부경 고등학교만의 그런 전통에 반하여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이 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첫 1학년 입학 당시의 인상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특히 들어와서 알게 되었지만 중학교 때 내신 1%이내인 학생들, 즉 소위 엘리트 학생들만 10명이 넘는다는 소리에 저는 처음부터 기가 죽었습니다. 정말 학교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의구심도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왜 기만 죽어야 하지”하는 만감이 계속 교차하였습니다.
집이 가까웠던 터라 1학년 때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밤늦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내가 과연 따라 갈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나은 것은 수학 한 과목뿐이었고 고등학교 입학 시에는 그것마저 자신이 없어서 정말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공부하여도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신은 그다지 잘 나오지 않았고 또 제가 국어, 영어 과목은 또 많이 취약하였던 터라 고등학교 3년은 그 2과목을 공부하는데 시간을 거의 다 보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보내니 제가 좋아하는 운동, 게임등과는 거리를 두게 되고 오로지 입시에 매진하는 3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시 등록기간……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걸리든 안 걸리든 수시니깐 내가 원하는 대학은 다 써보고 마지막 한 개 정도는 좀 걸릴만한 대학을 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포항공대는 처음부터 걸린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제가 가고 싶어 했던 대학이라 썼습니다.
제가 수시로 원하는 대학 가기에는 내신이 많이 부족해서 쓰고 나서도 지원한 대학들이 걸린다는 확신이 하나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발표한 포항공대에서 서류전형 합격을 통보 받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포항공대 자체에서 내신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점도 도움이 되었지만 저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 중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비록 다른 친구들은 떨어졌지만 저는 제 꿈과 바람을 위해 잠시 수능을 뒷전 두고 오로지 2차 면접시험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때 제게 주어진 기간이 약 2주일가량 있었고 사실 그 기간 동안 준비한다고 해서 자기 실력에 크게 변화가 있진 않겠지만 저는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과학과목은 제가 심화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해서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르는 것이 생기면 교과 선생님께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고 그때마다 선생님께서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셨습니다. 또 같은 수시 기간 중 면접 준비 하는 기숙사 친구들과 모의 면접도 해보면서 어느 정도 실전감도 익혀갔습니다.
그렇게 2차 면접시험이 다가왔고 여러 가지 마음에 무거운 책임감을 간직하고 포항공대에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 때만큼 떨렸던 적도 없었던 것 같고 제가 아는 것만큼 다 대답도 못했지만 교수님이 제 어느 정도 잠재력을 보고 면접이 다소 부족하여도 뽑아 주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현재 포항공대에 합격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친구들의 격려, 교과 선생님의 도움, 그리고 안 보이는 곳에서 항상 지켜보고 지원해준 동창회 선배님과 이 기쁨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제가 재학생 시절 동안 동창회 선배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성공하여 다시 제가 제 모교를 위해 동창회 선배님들께 받았던 것처럼 제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포항공대에 가서도 제 근본인 부경 고등학교 출신임을 잊지 않으며 앞으로 제 후배들도 포항공대에 진학하게 되어 같이 전통을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