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고등학교의 교문이 활짝 열렸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껴안으며 아침인사를 하는 교장,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교사와 학생들. 등굣길 학생들과 교사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근엄한 표정으로 교문지도를 하는 교사들과 혼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부경고등학교는 지난 4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사랑의 등굣길' 행사를 하고 있다. 사랑의 등굣길이란 교사들이 아침 등교시간에 교문에 서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안아주고 격려해주는 것이다.

'사랑의 등굣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어진(19) 학생은 "선생님 품에 안기면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문성예(19) 학생도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많이 서 계셔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선생님 품에 안기면 하루의 시작이 상쾌해지는 기분이라 지각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각생들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때 부경고는 심할 때면 한 반의 3분의 1 이상이 지각을 했지만 요즘은 지각생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사랑의 등굣길은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조영택 교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조 교사는 3월 학기 초부터 매일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안아줬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 아침 등굣길, 하루의 시작이나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한다. 그녀의 이러한 생각에 공감한 교사들이 늘어나면서 '사랑의 등굣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조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랑을 표현해주고 싶다. 안아주는 것보다 더 좋은 표현이 있겠나.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녀석들도 이제는 먼저 달려와 안기기까지 한다."며 아무 것도 아닌 작은 시작으로부터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앞으로 변화될 학교의 모습을 기대했다.

부경고 송덕삼 교장은 "사제 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될 때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지각과 같은 생활지도와 수업시간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 교장은 "사랑의 등굣길을 비롯한 학교의 노력들을 통해 학생들이 모교에 대한 사랑, 자부심을 키워나가고 선생님들의 제자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부일청소년기자 부경고 3학년 최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