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 시각) 카타르를 꺾고 세계 최초로 올림픽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에는 부산·경남 출신 선수들이 6명이나 있다.
 
주인공은 류승우(레버쿠젠)와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심상민(FC 서울), 부산 아이파크 소속 구현준, 이창근, 이영재다. 류승우는 경남 김해 출신으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까지 진출한 스타플레이어다. 이창민과 심상민은 부산 부경고 출신이고, 구현준과 이창근은 동래고 출신이다.
 
류승우는 이날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류승우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분 상대 골키퍼가 나온 틈을 타 절묘한 슛을 날렸다. 카타르가 홈팀이어서 어느 때보다 선제골이 중요했다는 점에서 이날 류승우의 골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영양가 만점의 득점이었다.

류승우는 김해 합성초등에서 축구를 시작해 안산 부곡중, 수원고를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류승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6개월간 소속 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대표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팀에 큰 도움이 돼 기쁘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창민은 올림픽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팀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기 때문. 20일 이라크전에선 팀의 유일한 득점에 도움을 기록했다. 27일 카타르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후반 16분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공이 골대 옆을 살짝 비켜나갔다. 

이창민의 부경고 1년 선배인 심상민도 요르단과의 8강전에 이어 카타르전 선발로 나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구현준은 지난 20일 조별리그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선발 수비수로 나서 팀이 1-1로 비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구현준은 올림픽 대표 발탁 직후 "모처럼 기회가 온 만큼 최선을 다해 부산 팬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이창근은 19세 이하 대표팀과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 왔고, 지난해 22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주전 수문장으로서 골문을 굳게 지켜 왔다.

울산 현대에서 최근 임대선수로 부산 아이파크로 온 이영재는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2014년 11월 중국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부터 일찌감치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으며, 그 동안 15경기에 출전해 3골을 터뜨렸다. 

독립구단 부산FC 김용태 감독은 "지역 출신 선수들이 올림픽 8회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는데 일조해 축구인으로서 기쁘다"면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