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追悼辭)
(‘강 일훈’ 친구를 생각해보며)
간다고 말이나 하고 가지
임이여
무엇이 그리 바빠 혼연히
먼저 가셨나
임이 그리도 부둥켜안고 있던 축구부는
축구부원들은
경상의 축구 얼은
경상의 빛, 그 횃불은 어떡하라고
그냥 두고
혼자, 먼저, 가셨나
의리에서 모교를 감싸고
의리에서 불의를 내 몸같이 내치던
친구여,
내 친구여,
지금도, 저 구름 같은 응원단의
포효(咆哮)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전국대회에서 돌격하듯 3관왕을 갈취하던,
그 용맹의 축구장을 야수같이 질주하던,
그 한 순간 전국에서 함성하던,
아까라까 칭초!
경상의 동지들이 한 덩어리로 털어 안고
땅이 꺼져라 뛰며 감동하던 그 열광을,
소나기 같이 내리치던 응원단의 거칠게 부르짖던 그 함성으로
축구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진동을,
어떻게,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그렇게 이글 그리던 눈빛 부딪치며
임의 소리에서
임의 모습에서 하나 되지 않았던가
잊을 수 없는 내 친구 ‘일훈’아
너를 기억하며
모교를 상징해보고
떠난 너를 아쉬워하며
생전 온 몸으로 축구를 얼싸안던 그 ‘얼’
기억 하마
우린 이승과 저승이지만
손끝에 닿아 전율(戰慄)되는 것 같은 따뜻했던 마음 하나
오래토록, 오래토록 잊지 않으마
부디... 부디...
2013. 3.21. 00;30-00:45
20회 곽현의(시인) 동기께서 고인이 된 친구의 아픔을 글로써 보내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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